이게 리뷰인가? 아무튼 적당한 리뷰도 나름대로의 리뷰라고 생각해…
다들 리뷰를 시작하는 말로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보면서 도움이 됐기 때문에 저도 리뷰를 남긴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다른 사람의 수술 리뷰는 잘 안 봐서요. 그냥 병원에서 심심해서 쓰는 소감.->구체적인 감상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예정이라는 목소리.
지난 2월 19일 건국대병원 박경식 교수에게 첫 진료를 받았고, 3월 13일 BABA 로봇수술을 받았다. 13일 오후 4시 수술실에 들어가 오후 7시 병실로 올라왔다. 12일 오후 7시에 저녁을 먹고 나서 계속 단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늦은 수술시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목이 너무 마른 것..! 차가운 사탕 하나 마시면 소원이 없는것 같았다..
그렇게 로봇팔이 지나간 자리가 쓰리고 아파 견딜 수가 없다
내가 받은 수술 기법은 다빈치 BABA 수술 기법이었어. 겨드랑이와 가슴을 통해 수술을 해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란다.장점. 흉터가 눈에 안 보여.단점. 겨드랑이, 가슴, 쇄골위(로봇팔이 지나가는 부분), 목.. 아무튼 상체가 심하게 아프고 제 살 같지 않은 무감각이 심하다.아, 맞아, 맞아. 이것도 써야 돼. 갑상선 협부에 0.4mm의 암이 있었다.
그 부분만 절제했다고 들었어
그렇게 협부 부분만 절제해 좌우엽을 살린 덕분에 갑상선 호르몬에는 큰 변화가 없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크기는 작지만 위치가 워낙 좋지 않아 성대와 식도, 기도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적극적인 감시가 되지 않아 수술을 하게 됐다. (어쩔 수 없지.)그런데 입원 전날, 수술 전날, 보통 다들 뭘 할까?맛있었어wwww나는 입원 전날에는 회전초밥집에서 초밥을 잔뜩 먹었고 수술 전날에는 옥상정원에서 찜닭을 시켜 먹었다.바늘을 꽂았더니 정말 아파서 깜짝 놀랐다입원하자마자 이쑤시개처럼 굵은 바늘을 찔러서 TT 정말 아팠다. 이 침관을 통해 각종 수액과 마취주사를 맞는다고 한다.아무튼 수술 당일에는 일찍 일어나서 머리를 감았다. 그리고 낮잠을 잤다. (간호사 선생님이 머리 감는 환자는 처음 봤다며 웃었다.수술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이동했다. 엄마에게 손을 흔들고는 “걱정하지 마~”라며 수술실로 들어갔다.수술실에 들어가면서 느낀 점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다들 내 수술 하나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라고 생각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양을 보며 ‘안경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안 보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겁먹고 우는 사람도 있다는데, 아니,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이제서야 울었다고.. 눈앞에 닥친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무섭지도 않고 눈물이 나오지도 않았다.수술대에 누워 ‘마취주사입니다~’라고 하고 ‘산소호흡기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해서 기억이 없다. ㅋㅋㅋㅋㅋㅋ 산소호흡기에는 얼굴에 딱 달라붙도록 실리콘 같은 틀이 있었는데 얼굴로 다가오는 산소호흡기를 보면서 ‘저거 끈적거리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끝으로.. 기억이 없어.. 아마 마취주사를 맞고 내가 잠든 사이 기도삽관을 하고 전신마취를 진행해 수술을 한 것 같다.2시간이 지나 회복실에 와서 점점 정신을 차리지만 조금 꿈을 꿨다. 저는 분명히 과수에 있었는데, “환자분! 정신차리세요!”라는 소리를 듣고 완전히 눈을 뜨자 덜덜 떨리는 몸과 함께 병원에 있었다. 서류..서류.. 그러고 있었다는데 정말 웃고 싶다.아무튼 수술이 끝나고 나니 정말 아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얼마나 아팠는지.. 상체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혼자 힘으로는 전혀 일어날 수 없었다. 병원 침대를 90도로 맞추고 발버둥 쳐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그래도 수술 후 열심히 걸었더니 많이 좋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 H. 그리고 수술하기 전에 코어의 힘을 열심히 키워야 할 것 같아. 일어나는데 팔과 어깨에 힘을 쓰지 못하니 배에 힘을 주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수술한 지 이틀이 지난 오늘. 훨씬 좋아졌다. 여전히 고통도, 따끔따끔한 피부도 적응이 안 되지만. 머리도 감고 커피도 사 마셨다. 간호사 선생님이 또 놀라신 적은 있었다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셔서 너무 좋았어!수술 후 소감을 들은 친구들이 정말 어이없어했다. 얘들아! 고통은 근성으로 이겨내는 거야!그런데 아직도 온몸에 힘이 없어 비틀거리며 걷고 10분 이상 걸으면 식은땀이 난다. 상체에 힘이 안들어가고 아픈건 당연하고… 다음주 수업을 어떻게 들어야할지 걱정이야.. 과제.. 당연히 하나도 못했어.. 젠… 찬.. 내가 먼저 사는 게 우선이긴 한데 할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건 좀 짜증나.다음주 월요일에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와 혈액검사 결과를 들으러 다시 내원해야 한다. 겔겔겔겔.. 지금 알고 있는 결과로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적당히 리뷰 끝. 오 이런 후기는 다시는 안남겼으면 좋겠다.